내가 가지지 못한, 그래서 뺏고 싶은 다른 세계 속 '나'의 삶
그리고 그 삶을 갖고 싶어하는 다양한 버전의 '또 다른 나'
약 30일간 다중우주에서 펼쳐지는 제이슨과 제이슨(들)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
도서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씌여있는 문구입니다. 이 문구가 굉장히 눈을 끌었습니다. 또 다른 버전의 나에게 쫓기는 삶이라니 대체 무슨 내용이 숨겨져 있는 걸까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발간이 되자마자 책을 집어 들어봤습니다.
30일의 밤, 무슨 내용인가요?
'30일의 밤'은 어느날 나에게 납치되어 갑자기 다중우주 속 또다른 내가 살고있던 삶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제이슨이라는 물리학자의 이야기입니다. 제이슨은 한때 유망하고 학계로부터 주목받던 물리학자 신예였지만, 생각지못한 여자친구인 다니엘라(현재 부인)의 임신으로 지금 15세의 남아를 키우며 이류대학 물리학 교수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물리학계에서 총망받았지만 결국 가정을 선택하게 된 댓가로 커리어 상 성공은 이루어내지 못하였지만 아내 다니엘라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괴한에게 납치되어 이상한 약물을 투입당하고 정신을 잃게 되는데요, 정신을 차린 그가 보게 된 세상은 그가 지금까지 살던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입니다.
그곳에서도 여전히 그는 제이슨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 세상 속의 그는 15년 전 아이를 낳지않고 다니엘라와 헤어진 후 연구에 몰두하여 물리학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천재 물리학자입니다. 현실 속 제이슨이 항상 동경하던 삶을 살고 있는 또다른 제이슨의 삶으로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제이슨은 원래 본인의 세상 속의 행복한 가정과 사랑하는 아내 다니엘라를 다시 되찾기 위해 그가 있던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제이슨은 그 새로운 세상에서 천재물리학자인 제이슨이 구축해둔 다중세계를 넘나들수 있는 약물과 박스를 이용하여, 단순히 그가 원래 살았던 세계와 현재 납치되 온 세계만이 아니라 그 외에도 그가 살면서 만들어낸 수많은 선택들로 인해 생성된 또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세계로 연결되는 수많은 문들 중에서 원래 자신이 살았던 세계로 돌아가는 문을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이슨은 결국 현실세계로 복귀하게 되지만 그곳에서 맞딱드린 현실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그 현실로 돌아온 제이슨이 본인 한명이 아니었던 것이죠! 그가 사랑하는 다니엘라와 아들을 되찾을 단 1인의 제이슨은 과연 누가될지 손에 땀을 쥐며 책을 보게됩니다. 다중세계, 도플갱어, 양자중첩 등 사실 들어도 잘 이해가 쉽지 않은 물리학적 용어들이 난무하지만 책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게다가 책의 분량도 519페이지나 되어 꽤 장편 소설에 속하지만 하루밤 사이에 책을 다 읽을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몰입감과 긴박한 전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전개로 글이 씌여졌는데요, 그렇다보니 이 책은 지금 디즈니 플러스에서 영화화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이 내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선택한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일까요? 내가 몇년전에 혹은 몇주전에 지금 이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하였다면 나는 더 행복했을 까요? 우리가 살면서 흔히 하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사실 저도 그런 생각을 꽤 자주 하곤 합니다. 그때 내가 문과가 아니라 이과에 진학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 내가 그 출장이 떠나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때 그 주식을 샀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들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바로 지금 내가 선택하지 못한 길을 후회하며 살고 있는 이 삶이 사실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를 이 소설을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나와 다른 버전들이 살고있는 수많은 다중세계를 보여주며, 지금 이 안락한 삶이 산산조각 날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엄청나게 많으며, 지금 내가 사는 이 삶은 지금의 내게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가 다른 세상으로 가기 위해 열었던 수많은 문들 뒤로 펼쳐진 세상은 정말 흥미롭기도 하지만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어떤 세상은 전염병으로 인해 제이슨도 다니엘라도 모두 죽은 세계이기도했고, 또 어떤 세상은 핵폭발 등으로 암흑과 절망만이 남은 세계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실제로 겪지는 않았지만 겪을 수도 있었던 수많은 세계를 다중우주를 통해 보여주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소소한 행복이 사실 얼마나 지켜내기 어려운 엄청난 선물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삶이 무료하거나 혹은 고민이 많으신 분들, 머리도 식힐 겸 이 책 꼭 한번 일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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