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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정보

(도서리뷰)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와인 초보자들이 읽으면 좋은 책

by 포레스트 가이드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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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와인을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와인은 어렵습니다.


와인은 와인이라는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다채로움이 있고, 그 종류 또한 어마어마합니다. 같은 와인이라 할지라도 와인 빈티지에 따라서 맛이 다르고 포도가 작황 된 그 해의 기후에 따라서 또 맛이 달라집니다.
생산된 시기도 같고 종류와 브랜드도 같은 동일한 와인이 균일한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유통 단계에 거쳤느냐에 따라 혹은 어떻게 보관되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점이 처음에는 사기 같다고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포도의 작황년도의 기후에 따라 균일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직 와인업계에 낮은 수준의 조악한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와인을 마시면 마실수록 와인의 다채로움, 다양한 특색 그리고 다루기가 까다로운 그 성질이 와인이 주는 매력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와인이 가지고 있는 기본 특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특성을 구성하게 된 이 와인만의 변수는 무엇인지 생각하며 마시는 것이 마치 어릴 때 스무고개를 하는 것과 같은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와인은 처음 접하기에 굉장히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어떤 음식과 먹느냐에 따라 같은 와인이라 할지라도 맛이 달라집니다.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그 진입장벽을 넘지 못하는 사람은 와인을 즐기는 단계로 진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와인 초보자들에게 와인에 대한 진입장벽을 조금이라도 낮춰주기 위하여 작성된 책으로 누구나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와인의 기본 지식에 대해서 갖출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럼 이 책은 무엇에 대한 책인가요?


이 책은 와인의 대중화를 위하여 와인을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와인과 인문학의 상관관계를 그 와인이 생산되었던 시대 배경과 지역적 이유를 배경 삼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백과사전식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와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와인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와인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입니다. 그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 파리의 MBC 특파원으로 근무하며 얻게 된 와인에 대한 지식과 배경을 사람들이 알기 쉽고 읽기 쉬운 내용으로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고 작업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와인 전문가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초보자들이 와인을 처음 접할 때 느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1부에서는 와인을 역사, 철학 그리고 문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포도주가 언제 최초로 재배되기 시작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BC 4,500년경 성경 속 인물인 노아도 포도주를 재배하고 마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BC 6,000년경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포도주 숙성용 항아리가 조지아에서 발굴되었다고 하는데, 이렇듯 인류는 포도주 문화와 약 8,000년이라는 긴긴 역사를 함께 했다고 합니다. 정말 재밌는 점은 와인이 각종 전쟁과도 인연이 매우 깊다는 점인데요, 전쟁으로 인해 와인의 전파가 일어났고 와인은 조지아 등 코카서스 지방에서 이란, 이집트를 거쳐 그리스로 전파된 후 다시 로마를 거쳐 독일,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영국으로 전해졌다고 합니다.

2부에서는 레드와인 각 품종에 얽혀 있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어떻게 레드와인에 있어 ‘황제’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는지, 재배하기 까다로운 성질인 피노누아 품종을 설명하며 왜 피노누아의 걸작이라고 하는 ‘로마네 콩티(Romanee-Conti)’의 가격이 엄청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본인의 프랑스 거주 경험을 마치 안주처럼 곁들이며 설명을 전달하고 있어서 마치 함께 프랑스를 여행하며 책을 읽는 기분을 주고 있습니다.

2부가 레드와인이었다면 3부는 화이트 와인의 각 품종에 대해 얽혀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고, 4부에서는 와인을 둘러싼 중요한 정보인 무수아황산, 코르크 마개의 진실, 디켄팅이 필요한지, 와인의 라벨 읽는 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각종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와인과 음식의 궁합, 어떻게 맞추면 좋을까요?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바로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의미하는 마리아주 편인데요,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남녀의 결혼에 빗대기 때문에 마리아주(marriage)라는 단어로 표현한다는 게 정말 흥미롭습니다. 와인 마리아주의 기본적인 일곱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원칙만 제대로 이해해도 와인을 즐기는데 충분할 것 같습니다.

  1. 와인은 음식보다 산도가 높아야 한다.
  2. 와인은 음식보다 당도가 강해야 한다.
  3. 와인은 음식과 같은 맛의 농도를 가져야 한다.
  4. 레드와인은 강한 맛의 육류와 잘 어울린다.
  5. 화이트 와인은 부드러운 맛의 생선이나 닭고기와 잘 어울린다.
  6. 쓴 와인(레드와인)은 지방과 잘 맞는다.
  7. 고기 자체보다 소스의 맛에 맞춰 와인을 선택한다. (p.342 발췌)



포도 품종에 대한 이야기부터 와인 라벨 읽기까지, 와인에 대한 지식에 대해 손쉽게 접해보고 싶다면,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책을 정말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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